국내외 인도학계 및 불교학계에 새로운 1차 연구자료 제공 고전 인도학 및 불교학 연구는 주로 문헌연구를 중심으로 해서 이루어진다. 물론 비문이나 유적, 회화와 건축 등에 대한 연구도 중요한 구성요소의 하나이지만, 그 양과 질적 측면에서 문헌이 기초가 된다는 것을 부정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연구의 대상이 되는 문헌은 여러 단계의 문헌학적 과정을 통해 최종적으로 가공된 상태로 연구자들에게 제시된 결과물이다. 그 이전에 문헌은 필사본의 상태에서 수집되어, 보존처리, 목록작성, 판독, 동일 경전의 여러 필사본들의 비교, 비판교정본 제작 등의 과정을 거친 이후에야 비로소 온전한 문헌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따라서 고전 인도학이나 불교학의 경우 새로운 필사본의 등장은 기존에 존재했던 문헌을 새로이 '읽을' 수 있는 최소한의 계기가 주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의 작업대상인 방대한 양의 울너 필사본의 전산화와 카탈로그 작업은 바로 인도학 연구의 새로운 해석의 가능성의 문으로서 관심을 끄는 것이다.

국내 최초의 인도학/불교학 관련 필사본 연구의 전형(典型) 마련 
이 사업을 통해 국내의 인도학계나 불교학계에서는 처음으로 본격적인 필사본 연구가 이루어지게 된다. 이제까지 외국에서 유학한 국내 연구자에 의해 간헐적으로 사본연구가 진행되고는 있었지만, 그것은 외국대학에 보존된 사본을 개인적 연구차원에서 수집하고 판독한 것으로서, 일반적인 국내의 학적 상황과는 유리된 것이었다. 그러나 국내에 있어서도 점차 인도학, 불교학 연구에 있어 사본연구의 기초성과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었지만, 국내에서 인도학 관계 필사본을 습득하기도 어렵고, 습득한다고 해도 사본 판독을 위한 기본훈련을 제공하는 장소가 없었기 때문에, 한국의 연구자들과 학도들은 세계적 흐름에서 한발 물러난 상태에서 방관자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본 연구소의 노력으로 울너 사본을 전산화하는 프로젝트가 가시적인 성과를 드러내기 시작하면, 한국의 인도학계와 불교학계에 있어서도 사본연구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급격히 제고되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 사업의 전 과정이 필사본 연구의 모델로 남게 될 것이다. 필사본의 카탈로그 작성 과정은 필사본의 획득과정과 이미지 채취에서 시작하여 다양한 고문자의 해독, 기록방식 등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차후 국내에서 이와 유사한 작업을 실시할 경우 이 카탈로그의 작성 사업이 중요한 참고사례로 남을 것이다.

연구자료로서의 사본 이미지의 교육과 후속세대 양성 
울너 사본을 다루는 본 연구과제의 가장 직접적이고도 가시적인 효과는 직접 연구에 참여하는 전임연구자는 물론 박사과정과 석사과정, 학부과정에 있는 학생들에게도 사본을 다루는 방법을 교육받을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 있다. 사본훈련이란 사본의 물리적 성질에 대한 교육도 포함하지만, 사본에 쓰여진 여러 문자에 대한 해독훈련 및 나아가 다른 사본과의 비교와 비판적 교정훈련까지 포함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훈련은 문헌에 대한 비판적 교정본을 준비하는 가장 기초과정이면서도 필수불가결한 작업을 이루는데, 본 연구팀의 구성원들은 이러한 방식으로 정식훈련을 받은 최초의 학문적 후속세대가 될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훈련에 의해 이들이 후대 한국의 인도학계와 불교학계를 이끌어갈 학자로 성장하게 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