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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과정
 

본 연구소 HK 사업은 불교고전어와 고전문헌에 대한 연구를 통해 문화의 성립과 변용, 수용 과정을 인문학적 지평에서 이해하고, 이를 위해 국제적 수준의 연구인력을 양성하고, 연구시스템 및 인프라를 구축하여, 인문학 분야의 선도적인 학문공동체를 구현하는 것을 장기적인 전망으로 하고 있다.

종래 우리의 불교학 연구가 지나치게 중국불교나 한국불교에 치중되어 있어 지역적으로 또 문화적으로 다양하게 발전되어 왔던 불교문화와 사상이 가진 다양한 측면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비판과 이에 대한 자성의 소리가 높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뚜렷한 방법론이나 접근방식을 제시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그것은 무엇보다 불교를 넓은 인문학적 지평에서 접근하지 않고 ‘종교’라는 한정된 문화현상으로만 파악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불교가 역사적으로나 다문화적으로 보여주었던 다양한 모습에 대한 탐구보다는 ‘궁극적 관심’이라는 특정한 현상에만 치우치게 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물론 보다 넓은 인문학적 지평 위에서 불교와 불교학을 연구하는 학자도 적지는 않았지만, 역사적 발전과정 속에서 불교가 보여주었던 다층적이고 다면적인 문화현상 전체에 대해 실증적이고 구체적 이해를 제시하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볼 때 본 연구소의 아젠다는 불교문헌에 대한 연구는 단지 종교문헌에 대한 일면적인 연구가 아니라 아시아에서 최초로 행해졌던 문화의 창조와 전파, 변용과 수용과정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본 연구소는 불교고전어 · 고전문헌의 연구를 통한 인문학적 지평의 확대와 세계적 수준의 불교학 연구센터를 지향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시도한 것은 본 연구소 HK사업의 시작단계부터 우수한 외국인 학자를 초빙하여 HK교수로 임용하는 것이었다. 이는 여타 HK 연구소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말 그대로 선도적인 시도였다. 불교학은 인도에서 발생하여 북쪽으로는 티벳과 동아시아로 전파되었고, 남쪽으로는 스리랑카 등의 동남아시아로 전파되었지만 현대에 와서는 구미를 비롯한 전 세계로 확대되고 있다. 동아시아 전통에 속한 한국에서는 주로 한문 불전을 위주로 한 동아시아불교 연구를 중심으로 하고 있지만, 서구 불교학의 추세는 산스크리트 원전과 빨리어 그리고 티벳어역을 중심으로 한 인도 및 티벳불교 연구가 더 주류적인 상황이다.

근대 이후 새롭게 ‘발견’된 빨리어 초기 불전과 산스크리트어 대승 불전은 동아시아 불교 연구에도 새로운 시작과 자극을 주었다. 서구 학계의 기본적인 불교학 방법론인 문헌학적 방법 또한 불교학 연구의 가장 일반적인 방법론의 하나로 자리잡게 되었다. 그러나, 일찍부터 서구의 근대적 불교학 방법론을 수입한 일본과는 달리, 한국의 불교학 상황은 여전히 한문 불전 위주의 동아시아 불교 연구를 중심으로 하고 있는 실정이다.

불교학 연구를 단지 종교의 영역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보다 넓은 인문학적 지평에서, 그리고 문화의 형성과 변용, 수용이라는 관점에서 연구하기 위해서, 나아가 세계적인 연구 경향과 보조를 맡추기 위해서는 젋고 장래가 촉망되는 외국인 학자를 직접 초빙하여 프로젝트에 참여시키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따라 초빙된 교수가 플로리타 대학 방문 초빙교수 울리히 팀메 크라우 교수와 야마구치 히로에 교수였다. 크라우 교수는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에서 인도불교 중관학의 가장 중요한 논서인 Prasannapada 연구로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으며 티벳 불교로 연구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신진 학자다. 야마구치 교수는 중국 인민대학에서 천태를 전공한 젊은 학자다. 이 두 명의 외국인 학자의 초빙 외에, 내국인 학자도 일본 동경대에서 화엄학 연구로 박사 학위를 취득한 김천학 교수를 HK교수로 초빙하여 국제적 수준의 불교학 연구센터라는 목표에 실질적으로 부합하도록 노력하였다. 뿐만 아니라 HK연구교수로도 미국 버클리 대학에서 경량부 연구로 박사 학위를 취득한 박창환 교수와 일본 류코쿠 대학에서 유식학 연구로 박사 학위를 취득한 김재권 교수를 임용함으로서 내국인 연구인력 또한 국제적 감각과 네트워크를 보장하도록 노력하였다.

이러한 연구인력의 구성은 HK사업의 1차년도부터 빛을 드러냈다. 독일의 슈미트하우젠 교수와 일본의 아라마키 교수 등 세계적인 유식학의 권위자를 초빙하여 개최한 <유가사지론과 유가행자>를 주제로 한 국제학술 대회는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면서 금강대 불교문화연구소를 국제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국내의 평가 또한 학술대회의 품격을 한 단계 높였다는 찬사를 받았다. 이 학술대회의 성과는 당시 발표한 14명의 학자 뿐 아니라 18명의 다른 유식학의 대가의 원고도 추가하여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하버드 대학의 오리엔탈 시리즈에서 출판이 예정되어 있다. 이 논문집에는 안성두, 박창환, 김성철, 차상엽 등 국내 학자들의 논문도 기고되어 내국인 학자의 국제화에도 일익을 담당하였다.

2009년에 개회한 <지론사상의 형성과 변용>을 주제로 한 국제학술대회의 성과도 빠뜨릴 수 없다. 본 연구소 HK사업의 아젠다에서 주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5-6세기 동아시아 불교 연구에서 빠질 수 없는 영역이 지론과 섭론 사상의 규명이다. 이는 후대에 체계를 잡아가는 천태나 화엄 교학의 뿌리를 이루는 분야이지만 그 동안 연구가 미진했던 분야이기도 하다. 본 연구소에서는 5-6세기 동아시아 불교의 양상이 불교 사상의 동아시아적 변용의 출발점임을 충분히 인식하고 이 분야 연구에 초점을 맞추었다. <지론사상의 형성과 변용>은 그 첫 번째 가시적 성과로, 세계학계의 미개척 분야인 지론종 연구를 활성화하는 중요한 계기를 제공한 학술대회였다. 본 연구소가 개최한 이번 학술 대회의 성과들은 일본의 유수 출판사인 국서간행회에서 이미 출판되었으며, 2010년 8월 한국어판도 역시 간행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산스크리트 사본 및 동아시아 불교 문헌의 사본 연구에서도 본 연구소는 선도적 업적을 쌓았다. 본 연구소가 2006년도부터 수행한 울너 사본에 대한 목록작업은 2007년도에 학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으면서 비약적으로 성장하여 오스트리아 빈 대학, 파키스탄의 펀잡 대학 등과 공동으로 펀잡 대학에 소장된 울너 사본을 촬영하고 카탈로그를 재작성하는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의 성과 역시 2010년 6월에 3권의 카탈로그로 출판되었다.

동아시아 불교 문헌 사본 연구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낳았다. 본 HK사업센터 동아시아팀에서는 동아시아 불교 고문헌에 대한 연구역량을 축적하고, 관련분야의 자료를 확보해나기 위해 매년 정기적으로 동아시아 불교 고문헌을 주제로 한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 작업 과정에서 한국최고(最古)의 문헌인<<대승사론현의기>>에 대해 집중적인 검토가 이루어졌을 뿐만 아니라, 일반연구원인 최연식 선생의 <<대승사론현의기>> 교주본이 본 연구소의 금강학술총서 제2권으로 간행되어 국내외 학계에 연구의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세 차례에 걸친 문헌학 학술대회에서 국내외에서 발표되지 않았던 한국 불교 관련 주요 문헌이 소개되었다.

이러한 선구적 연구와 학술 활동의 결과는 본 연구소가 개최하는 국내 학술대회에서도 나타났다. 2010년 5월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알라야식 개념의 형성과 변용>을 주제로 한 불교학연구회와의 공동 학술대회가 그것이다. 이 학술대회는 본 연구소에서 수행하고 있는 <<섭대승론>> 공동역주의 주제인 알라야식 개념을 집중적으로 탐구하는 자리이자, 연구소 차원을 넘어서 국내 학자들의 알라야식 개념 연구의 현 주소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이 학술대회에서도 연 인원 500명이 넘은 청중과 학자들이 참여하여 열띤 발표와 토론의 법석을 벌였다. 금강대학교 불교문화연구소가 주도하면 기존 학술대회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인식이 확고히 자리잡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학술대회였다. 이 학술대회의 성과를 이어받아 2단계에서는 알라야식 개념을 넘어 불성과 여래장 개념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학술대회를 기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