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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외국인 불교학자 크게 늘었다
Name : 최고관리자 | Date : 2011.08.31 11:06 | Views : 33745

국내 외국인 불교학자 크게 늘었다

 

 

국내 외국인 불교학자 크게 늘었다

 

유럽·미국·인도·일본 교수 7명 활동
대학 글로벌화 영향…강의·연구 담당
한국불교학 세계화에도 큰 기여할 듯

[법보신문] 국내 대학들이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외국인 교수 채용에 박차를 가하면서 한국에서 불교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외국인 불교학자들도 크게 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외국인 불교학자는 모두 7명으로 지난 2005년 가톨릭 신부인 서명원(베르나르 세네칼) 박사가 서강대 종교학과 교수가 된 것을 시작으로 2008년엔 마크 시더리츠(서울대 철학과), 셈 베르메르쉬(서울대 종교학과), 야마구치 히로에(금강대 불교문화연구소), 파트릭 울만(금강대 불교복지학부) 박사가 각각 교수로 임용됐다. 또 지난해 판카즈 모한(한국학중앙연구원 국제한국학부) 박사에 이어 올해엔 아킴 바이어(동국대 불교학부) 박사가 정식 교수로 국내에서 연구 활동을 시작했다.

이들 외국인 불교학자는 대학생이나 대학원생들 지도에서부터 학회 논문 발표, 국제학술대회 준비까지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어 호평을 받고 있다. 따라서 이들 외국인 교수의 활동이 지속될 경우 국내 불교학계의 안목을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한국불교학의 세계화에도 한 몫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캐나다인으로 ‘천달(天達)’이란 법명을 지닌 서명원(57) 교수는 불교계에서도 익히 알려진 대표적인 외국인 불교학자다. 예수회 신부인 서 교수는 1995년 프랑스 파리7대학에서 구산 스님의 선사상을 연구해 석사학위를 받았고, 2004년엔 같은 대학에서 성철 스님의 삶과 사상을 연구해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하는 10년 동안 동안 성철 스님의 대표적인 법어집인 『선문정로』, 『육조단경』, 『백일법문』 등을 누더기가 될 정도로 많이 읽은 것으로 유명하다. 불교계 학술지 편집위원을 맡고 있고, 불자들에게 성철 스님을 주제로 특강을 하기도 하는 서 교수는 “신부로서, 불교학자로서 기독교와 불교가 함께 걸어갈 수 있는 통로를 연구하겠다”며 “한국이야말로 기독교와 불교가 만날 수 있는 땅”이라고 역설하곤 한다.

서울대 마크 시더리츠 교수는 석학으로 손꼽히는 미국인 불교학자다. 1976년 예일대학에서 불교철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30여 년간 일리노이 주립대학 철학과 교수로 재직했던 그는 중관철학은 물론 현대 언어철학, 분석철학, 인식론 등 서양철학 전반에도 대단히 밝다. 때론 비트겐슈타인 사상과 선(禪)의 유사성에 주목하고 때론 그리스 철학자인 제노(Zeno)와 나가르주나의 사상을 비교하는 등 그동안 주로 불교에 대한 철학적 접근을 시도해왔던 그는 최근 서울대 강의에서도 지식의 전달 차원을 넘어 학생들로부터 철학적인 토론과 논쟁을 이끌어내는 ‘명강의’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서울대 셈 베르메르쉬(42) 교수는 벨기에인으로 영국 런던대학에서 고려불교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하버드대에서 연구원으로도 근무했다. 벨기에 겐트대학 동양학과 재학시절, 중국을 방문했다가 구화산에서 신라고승의 존재를 알게 됐다는 그는 곧 한국불교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됐다. 1992년 한국을 처음 방문한 이후 국내외를 오가며 한국불교사를 공부한 그는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연구소 연구원을 거쳐 지난해 8월 종교학과 교수로 임용됐다. 불교사학자인 그는 “동아시아의 큰 흐름 속에서 한국불교를 조명할 때 불교학의 영역도 넓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불교사 연구에 있어 고고학적인 자료의 적극적인 활용도 필요하다”고 강조해 향후 그의 연구방향을 짐작케 했다.

야마구치 히로에(36) 교수는 일본인으로 고마자와대학에서 중국 천태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가장학금으로 중국 인민대학에서 연구원으로도 활동했던 그는 현재 금강대에서 중국 지론종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론종은 6세기 무렵 형성된 중국의 첫 유식사상으로 중국 화엄종 성립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동아시아 사상이다. 지난해 8월 국내 첫 지론종 학술대회가 성공적으로 끝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야마구치 교수의 역할이 자못 컸다는 후문이다. 돈황사본 안에 있는 지론종 관련 문헌들을 엮은 자료집 출간을 준비 중인 그는 “아직 익숙하지 않은 한글 실력 탓에 종종 어려움을 겪곤 하지는 맛있는 음식과 오래된 사찰들이 많아 한국이 너무 좋다”며 “기회가 닿는 대로 한국의 천태사상과 미륵신앙에 대해서도 연구해 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금강대 파트릭 울만(42) 교수는 스위스인으로 지난 1998년 동국대에서 원효의 열반관과 불성관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이후 미국 UCLA대학에서 인도불교학을 전공했다. 인도불교를 비롯해 한국불교, 중국불교, 일본불교 등 불교학 전반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갖춘 울만 교수는 지난 2008년부터 금강대에서 학생들에게 인도불교를 지도하고 있다.

판카즈 모한(55) 교수는 학문적인 열정과 부지런함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인도인 학자다. 1976년 인도 뉴델리대학에서 고 서경수 전 동국대 교수를 만나 한국어 공부를 시작한 그는 인도 네루대학에서 학사 및 석사과정을 마치고 다시 서울대에서 석사학위를, 호주 국립대에서 한국불교사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호주 시드니대학 교수와 동국대 초빙교수를 거쳐 현재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그는 동아시아 국가 간의 불교문화 교류 문제를 비롯해 다양한 영역의 논문을 속속 발표하고 있으며, “가야불교 남방전래설은 김유신의 작품”이라는 파격적인 주장을 펼쳐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올해 동국대 강단에 처음 선 아킴 바이어 교수는 독일인으로 함부르크대학에서 유식학을 전공했으며, 아비달마와 티베트불교에도 조예가 깊다. 네팔 카트만두대학과 일본 교토대학에서 오랫동안 불교를 연구하기도 했던 그는 독일어를 비롯해 일본어, 영어, 불어, 티베트어, 범어, 한문에도 대단히 능숙한 역량 있는 불교학자로 손꼽힌다. 특히 아킴 바이어 교수는 지난 6월 7일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 취임을 기념해 열린 특별강연회에서 20세기 근대 서구사상과 티베트 불교의 만남은 어떻게 이루어졌으며, 티베트 불교가 서구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에 관한 흥미로운 담론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용표 동국대 불교학부 교수는 “국내에 외국인 불교학자들이 급격히 늘어나는 것은 우리가 세계 불교학을 직접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라며 “그러나 외국학자들의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은 결국 새로운 안목과 전문성으로 의미 있는 학문적인 성과를 내는 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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