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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평론∙금강대학교 불교문화연구소 공동주최 열린논단] 천문학자가 본 불교 우주관 / 이시우
이름 : 최고관리자 | 작성일 : 2013.05.27 22:02 | 조회수 : 23064

 

[열린논단] 천문학자가 본 불교 우주관 / 이시우

2010년 7월 15일
[0호] 2010년 07월 15일 (목) 이시우 서울대 명예교수

1. 서론

이시우 교수

붓다는 經에서 法은 현실에서 사실로 경험되는 것, 어느 시대에나 적용될 수 있는 것, 누구라도 와서 보라고 말할 수 있는 것, 열반으로 잘 인도하는 것, 지혜에 의해 스스로 경험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으며, 그리고 스스로 자신의 성품을 깨달아 본성에 맞게 살아가는 主體的 行動人이 되어야하며, 또한 자신의 체험을 중시하고 붓다의 말이라고 해도 맹목적으로 추종하기를 거부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의 첨단 우주과학시대에서 과거의 불교 경전의 내용을 비판하거나 고치지 않고 그대로 믿고 무조건 따르도록 강요한다면 諸行無常과 諸法無我에 근거를 둔 붓다의 진정한 뜻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

佛法은 인간을 포함한 자연의 보편타당한 진리체계로써 宇宙哲學이며 동시에 현실중심의 過程哲學이다. 그리고 불교는 불법을 바탕으로 한 인간중심적 종교로써 三毒과 四相을 여의기 위해 三學과 육바라밀의 수행하여 청정심을 얻도록 하는 신앙을 중시한다. 불교는 변화하는 종교이며 열린 종교이므로 불교의 근본 교리인 불법(경전 내용 등)은 오늘날 첨단과학시대의 문화와 문명에 알맞도록 현대의 言語와 思想으로 다시 쓰여야 할 것이다.

 

2. 緣起的 生住異滅

별은 暗黑星雲(가스와 티끌)에서 평생 동안 먹고 살아갈 수 있는 양식을 가지고 태어나 일생을 지나므로 인간과 달리 三毒(탐, 진, 치)과 四相(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이 없다. 따라서 청정한 일생을 지낸다. 붓다가 섣달 팔일 새벽에 별을 보고 成道할 때 하늘의 별들도 인간처럼 생주이멸을 이어간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별은 살아가면서 노년기로 접어들면 불안정해지면서 물질을 바깥으로 방출한다. 이렇게 방출된 물질은 다른 별들에서 나온 것과 서로 합쳐져 거대한 星雲을 형성하며, 이로부터 다음 세대별이 탄생한다. 따라서 별에는 인간처럼 일정한 가문의 계보를 가지는 족보가 없다. 태양은 제1세대, 제2세대, 제3세대의 윗대 조상별에서 방출된 물질에서 생긴 제4세대별이다. 인간의 구성 물질은 원시 태양계의 물질에서 왔기 때문에 인간도 우주에서 제4세대에 속한다. 이처럼 별은 우리 인간과 같은 생명체이다. 그런데도 우주에서 지상의 인간만이 선택받은 유일한 지적 생명체라고 할 수 있을까?

천문학자 드레이크(Drake)에 의하면 우리 은하계(~3000억 개 별) 내에 文明體(知的 生命體)를 가진 行星의 數는 수천만 ~ 90억 개로 추정된다. 따라서 우주에서 인간이 유일한 지적 생명체라면 이것은 창조설이나 인간우월주의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불법의 보편성에 어긋난다. 만물은 음식에서 나와 다시 음식으로 돌아가면서 만물이 만물을 양육한다. 이처럼 우주 만물은 生意를 지닌 생명체로써 연기적 공존 공생과 생명평등성에 따라 생주이멸의 순환을 계속 이어간다는 것이 불법의 근본 사상이다.


3. 物心緣起法

 

인간을 포함한 우주 만물은 物的, 心的 연기적 수수관계로 서로 얽혀있다. 우주 만물의 상호 의존적인 연기의 원리는 존재의 원리이다. 따라서 존재면 연기이고, 연기면 존재이다. 연기에서 존재론적 연기는 無爲的(자연적)인 자연중심적 연기로써 존재가치와 삶의 가치를 추구한다.

그러나 소유론적 연기는 有爲的(인위적)인 인간중심적 연기로써 소유가치를 추구한다. 후자의 경우에는 최소작용의 원리를 만족하는 戒⋅定⋅慧 三學(八正道)과 육바라밀(보시, 지계, 인욕, 선정, 정진, 반야)의 수행을 통해서 존재론적 연기관계로의 이행이 이루어지도록 한다. 만물은 生意(생명력)를 가진 존재자이다. 그러므로 佛敎는 만물의 存在論的 緣起法을 근본으로 하는 만물의 마음을 다루는 종교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불법은 禪宗에서 언급되는 인간중심적인 心法이 아니라 만물을 상대로 하는 ’萬物의 心法‘을 근본으로 하고 있다.

『금강경』의 無得無說分에서 無上正等覺이란 고정된 법도 없고 또한 여래가 설한 바의 법도 없다는 無有定法을 강조했다. 그리고 미국의 물리학자 존 휠러(J. Wheeler, 1911~2008)는 "법칙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법칙을 제외하면, 법칙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결국 우주에서는 어떠한 고정된 법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法空을 설한 것이다. 연기관계에서는 변화가 연속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我空法空으로 항상 不確實性이 내포되며 그리고 예측이 불가능한 偶然性이 발생하기 때문에 不變性이나 絶對性이 否定된다. 그래서 불법에서는 어느 한 극단에 치우치지 않는 中道思想이 중시된다.

집단 내에서 구성원들 사이에 일어나는 연속적인 연기 작용으로 각 구성원의 초기 특성(正體性)이 소멸되면 개체의 正體性 소멸로 自他의 분별이 없는 自他不二가 된다. 그러면 주고받는 授受關係를 통해서 모든 구성원이 연기적 理法에 이르면(相卽相入) 집단 전체의 공통적인 普遍的 特性이 형성되며 하나가 전체이고 전체가 하나인 ‘一卽多 多卽一’이 성립한다. 그러면 그 집단은 연기적으로 안정된 상태에 이르게 된다.


4. 계층적 집단 형성

 

성간 물질에서 성단이 탄생되고, 성단들이 모여 은하를, 은하들이 모여 은하단을, 은하단들이모여 초은하단을, 초은하단들이 모여 초초은하단을 이루며 우주의 계층적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이것은 불교에서 말하는 우주 인드라망이다. 이처럼 연기적 세계에서는 작은 집단들이 모여 더 큰 규모의 집단을 형성함으로써 집단의 구속력과 안정성을 증가시킨다. 이러한 계층적 집단 형성은 연속적인 역동적 연기관계를 이루어 가는 자연 만물의 안정된 진화적 특성이다. 일반적으로 집단에서 안정된 下部構造는 안정된 계층적 집단 형성을 통해 이루어진다.

5. 연기적 성주괴공

우주에는 크게 3종류가 있다. 첫째 全一的 宇宙는 神話的이며 종교적인 形而上學的 宇宙로써 非物理的 우주이다. 둘째 物理的 宇宙는 물리법칙과 수학으로 기술되는 우주이며 대표적인 것으로 대폭발 우주, 진동우주, 定常宇宙, 靜的 球面宇宙 등이 있다. 특히 대폭발 우주는 허블(1929)에 의한 은하의 후퇴법칙 발견과 가모프(1948)의 이론적인 대폭발 모형으로 설명되어진다. 셋째 관측 가능한 우주는 천문학적 관측을 통해서 인식되는 범위의 우주이다.

현재 팽창하는 우주에서 우리로부터 멀어지는 은하의 후퇴 속도가 光速 이상이면 빛이 우리에게 도달할 수 없으므로 관측적 한계를 가지게 된다. 붓다는 經에서 세계가 수축하고 팽창하는 운동을 반복한다고 했다. 이것은 오늘날의 진동 우주에 해당한다. 이러한 붓다의 우주에서는 우주의 수축 팽창 운동 그 자체보다는 우주가 정적 상태가 아니라 동적 상태임을 강조한 것에 더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6. 집단의 六相圓融

집단(總相)에서 각 구성원(別相)은 연기관계를 거치면서 각자의 특성(異相)에 알맞은 자리에서 알맞은 역할(壞相)을 수행함으로써 모두가 동등한 존재가치를 지니는(同相) 안정된 이완계를 이룬다.(成相) 이때 그 집단의 구성 요소인 육상이 바르게 조화를 이루며 결합될 때 그 집단은 연기적으로 안정된 六相圓融에 놓이게 된다. 이처럼 만물은 자연의 이치에 따라서 자신이 있을 자리에 존재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육상원융의 원리는 理事無碍와 事事無碍에 관련되는 것으로 만물의 진화 원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성단이나 은하에서 무거운 별들은 집단의 중앙부에 위치하고 가벼운 별들은 주로 외곽에 분포한다. 그리고 성단이 외부 집단의 큰 중력적 섭동으로 충격을 받아 가벼운 별들이 성단을 이탈하면 성단 전체가 수축하면서 구속력을 증가시켜 더 이상 별들이 이탈하지 않도록 한다. 이처럼 별들의 세계도 육상원융이 만족되도록 진화하고 있다.

7. 결론

諸法實相을 如實知見하게 봄으로써 보편타당한 진리를 근본으로 하는 佛法은 인간세계를 포함한 우주적 진리로서의 宇宙哲學이며 현실중심의 過程哲學이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우주적 종교 감각이야 말로 과학적 탐구의 강열한 동기가 되며, 그리고 과학이 없는 종교는 맹목적이라고 했다. 종교가 과학적으로 이해될 수 없다면 그 종교는 오직 맹목적인 신앙이나 믿음을 강요할 뿐이며, 그리고 종교 속에 우주관이 내포되면 과학적 탐구의 강렬한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는 것이 아인슈타인의 지론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불교는 과학적 우주관을 내포함으로 현대의 첨단우주과학시대에 과학적 동기를 부여하며 만물의 존재가치와 삶의 가치 추구에 가장 합당한 종교이다.

本性的 宇宙觀은 生意를 지닌 만물의 본질에 관련된 불교 우주관이다. 이것은 無爲性, 普遍性, 平等性, 弛緩性을 근본으로 하는 자연중심적 우주관이다. 그리고 目的論的 宇宙 觀은 神이나 絶對者의 창조적 행위를 가정하는 우주관으로 불교 이외 종교에서 보이는 우주관으로 인간중심적 우주관에 해당한다. 知性的 宇宙觀은 관측과 실험에 근거한 科學 的 宇宙觀이며 이것은 본성적 우주관을 바탕으로 한다. 이상의 여러 우주관에 비추어 볼 때 불교 우주관은 우주 만물의 보편타당한 진리를 근본으로 하는 본성적 우주관에 해당 한다. 따라서 과학은 본성적 우주관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과학으로 불법의 근본 이치 를 설명할 것이 아니라 불법으로 과학 탐구의 타당성을 살펴보아야 한다.

인간도 小宇宙로써 육신의 구성과 진화가 연기법, 생주이멸, 계층적 구조, 육상원융, 주 기적 운동 등의 본성적 우주관을 따르고 있다. 따라서 인간의 내면에는 우주의 본성인 佛性이 내재한다.

2010.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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