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고전어, 고전문헌의 연구를 통해 본 문화의 형성과 변용 및 수용과정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금강대 불교문화연구소 인문한국연구센터가 지론(地論)에 대해 논의하는 특별한 자리를 마련했다.
연구소는 오는 8월7일과 8일 이틀간 금강대 도서관 1층 소강당에서 ‘지론사상의 형성과 변용’을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지론사상은 인도불교의 저명한 유식학파 논사인 바수반두(世親)스님이 <십지경(十地經)>에 대한 해설서 <십지경론>이 중국에 전해지면서, 중국인을 중심으로 형성됐던 유식사상의 흐름이다. 인도불교가 중국화되기 이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유식사상이 담긴 <십지경론>을 처음 받아들인 중국인들이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자신들의 사고방식에 맞춰 이해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또 중국불교 혹은 독자적인 동아시아 불교사상이 형성되는 사상적 출발점을 보여주기도 한다. 지론은 인도불교와 중국적 사상인 화엄, 천태, 섭론을 잇는 중간다리이기도 하며, 특히 화엄종 성립에 직접적인 계기를 제공했다.
지금까지 화엄학 연구자들에 의해서 화엄사상의 전신으로만 연구됐던 경향이 강하며, 인도 유식사상의 중국적 변용태로서 연구한 사례는 드물다. 또 지금껏 자료가 미비해 연구가 진행되지 않다가, 지난 1990년 돈황본 자료가 확인되면서 지론학파의 중심사상이 윤곽을 드러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세계적으로도 연구초기단계이며, 일본에서만 유일하게 관심을 갖고 연구해오고 있다.
‘지론사상의 형성과 변용’을 주제로 한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십지학파들의 <십지경>을 어떻게 봤나, <십지경>을 넘어서 어떤 사상을 구축했는지 또 화엄과 천태, 섭론에서 지론을 어떻게 수용했지는에 대한 고찰이 진행된다.
먼저 지난 20년 간 지론종 남도파 연구를 해온 이시이 코우세이 일본 고마자와대 교수가 ‘지론종 연구의 현황과 과제’에 대해 특별강연을 한다. 이어 로버트 기멜로 노틀담대 교수가 의상스님의 일승법계도에 지론이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중국 인민대 장문량 교수가 ‘영변의 화엄경론에 나타나는 심(心)의 해석’에 대해 살펴본다. 김천학 금강대 연구교수가 ‘법결온의 사상적 입장’에 대해, 아오키 다카시 일본 마포학원 교사가 돈황사본을 토대로 본 지론교학의 형성과정에 대해, 오카모토 잇페이 혜천여학원대 교수가 정영사 혜원의 저작의 전후관계에 대해 검토한다.
8일에는 석길암 금강대 연구교수가 ‘지론과 대승기신론’에 대해, 최기표 금강대 교수가 ‘천태의 지론학 수용과 비판’에 대해 발표한다. 또 김경남 도쿄대 연구자가 ‘보리유지역 제경론의 역어에 대해서’ 살펴보며, 헝가리 불교학자 임레 하마르 교수가 지론종의 사상이 화엄사상가들의 삼계유심 해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고찰한다.
어현경 기자